[A 데스크칼럼] 상조 결합상품, ‘악’으로만 볼 일인가

최근 상조회사의 결합상품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가전제품·적금·여행권 등을 ‘무료’로 준다는 광고 문구로 계약을 유도한 뒤, 해약 시 위약금이나 환급금 축소로 소비자가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리며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공정위의 문제 제기는 당연하다.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는 것은 규제기관의 책무이며, 이 역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일부 언론 보도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마치 상조회사가 결합상품 판매에서 전혀 개선 노력을 하지 않고 방임하고 있는 듯 묘사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결합상품의 본질은 상호보완적 가치 창출이다.


상조 서비스와 생활 필수재, 금융 혜택을 합리적인 가격에 결합하면, 장기 계획을 세우는 소비자에게는 분명 실질적인 이익이 된다.


실제로 시장에는 정직하게 설계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모델이 다수 존재한다. 문제는 일부 대리점(GA)에서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해 불완전판매나 과장 광고를 사용해 온 점이다.


웅진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교원라이프 등 주요 상조 업체들은 이미 15년 전부터 결합상품 판매에 대한 모니터링과 제재를 꾸준히 시행해 왔다. 이번 사안이 적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자성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결합상품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합상품은 소비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입 시점과 사용 시점이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계약 직후부터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파급력을 미친다.


상품 경쟁력이 높아지면 기업 간 건전한 경쟁이 촉진되고,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함께 소비자 혜택이 확대된다. 결합상품을 부정적 시선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 창출의 무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상조회사는 더 이상 단순한 행사 주관자가 아니다. 인생 전반을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로서, 소비자에게는 더 풍성한 혜택을, 업계에는 더 넓은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결합상품은 그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일방적 비난이 아니라, 건강한 제도와 시장 환경 속에서 그 가치를 키워나가는 일이다.


김수빈 기자
자료출처 : 아시아에이 2025-08-14
https://www.asia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0776